세간의 화두인 코로나19 이야기를 떠나, 요즘 들어위세를 떨치고 있는 태풍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련다.
예년에는 초여름부터 가을 까지 2~3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경우가 대다수였으나, 지난해부터는 태풍의 경로가 한반도를 향하는 빈도와 강도가 커진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며칠 전인 8월 25일 제8호 태풍「바비」는 서해안을 관통하며 역대급 강력한 세력으로 한반도를 향해 북상 한다는 기상청 예보에 따라 긴장의 끈을 놓지 못 하고 지켜보고 있던 차였다.
바로 그날 서해지방해양경찰청「태풍대책본부」에서 일 하고 있던 근무자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아찔한 사례가 있었다.
해양경찰청에서는 태풍의 진로로 예보 되는 우리 서해상 전역을 위험구역으로 지정,선박 이동 및 대피명령으로 선제적 대응을 하던, 새벽 6시경 상황실 화면에는 서해청 관할 해역으로 남하 하는 의심스런 물체가 발견 됐다.
파나마 선적 화물선 NEW A호(35,000톤,승선원 17명)가 인천항을 출항하여 러시아로 가기 위해 태풍 진로상에 위치한 가장 위험한 구역으로 항해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서해청 대책본부에서는 화물선 선장과 해운회사에 안전 해역으로 대피 하거나, 항로를 변경해 줄 것을 권고하며, 3차례의선박 이동 및 대피 명령을 내리고선원은 물론 대한민국의 해양안전 유지를 위해 협조 바랍니다라고 설득 및 당부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장은선주의 지시를 따르겠다며 급기야 관제센터와 경비함정의 무선 호출에 응답하지 않고 무리한 항해를 계속하였다.
서해청 상황실에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대형함정 2척과 대형헬기 1대, 그리고 구조대에 대한 비상출동 대응태세를 유지 가동하였다.
모니터상 NEW A호는 예상보다 강력한 강풍과 8~9미터의 높은 파도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를 맴돌며 몇 차례 위험한 고비를 넘기면서,바다의 신보살핌 속에 태풍이 통과할 때까지 무려 29시간 동안의 사투를 벌인 것이다.
대책본부와 구조세력들이 안전 확보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며, 긴장 속에 노심초사 했던 당시 상황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할 따름이다.
이번 사례는 생명과 안전!
그리고 경제적 이익의 극대화란 가치가 서로 대립할 때 무엇을 선택 하느냐? 는 물음을 남긴다.
해양경찰에서는 당연히 생명과 안전이 우선이다.
또 다른 태풍「마이삭」이 북상하고 있다. 우리들은 바다를 운항하는 모든 선박과 해양종사자들의 안전을 위해 계속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NEW A호와 같은 선박의 대한민국 방문은 이제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