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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ature Column③] 카오스(Chaos) 시대, 우리는 이성을 지킬 수 있을까?

윤진성 편집국장   |   송고 : 2026-01-15 07:05:00
데일리비즈온 Signature Column(이미지=ChatGPT) 

 

요즘 대한민국의 공기는 질서보다 혼란에 가깝다. 정치는 하루가 멀다 하게 갈등을 생산하고, 경제는 불확실성을 일상 언어로 만들었으며,사회는 서로를 이해하기보다 먼저 규정하려 든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이라는 기술 가속이 더해지면서 우리는 지금, 명백한 카오스의 시대를 통과하고 있다. 문제는 혼란 그 자체가 아니다. 문제는 혼란이 너무 오래 지속되면서 사람들이 그것을 정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AI는 삶의 규칙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일의 방식, 판단의 속도, 인간의 역할까지 재정의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삶은 아직 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이전의 게임 규칙 위에 서 있다. 이 간극에서 생겨나는 것은 기대보다 불안이고, 희망보다 초조다.

 

“나는 이 변화 속에서도 필요한 존재일까.”,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은 무의미해지는 건 아닐까.” 이 질문은 특정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의 불안은 전 사회적으로 공유되는 감정이 되었다. 불안한 사회는 쉽게 흥분한다. 정치적 언어는 점점 과격해지고, 경제적 좌절은 분노로 번역되며, SNS와 플랫폼은 그 감정을 증폭시킨다. 복잡한 현실을 설명하는 긴 문장보다 편 가르기 쉬운 짧은 구호가 더 빠르게 퍼진다. 이 과정에서 이성은 늘 가장 먼저 탈락한다. 이성은 느리기 때문이다. 생각은 즉각적인 보상이 없고, 질문은 클릭 수를 보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카오스 시대일수록 이성은 더 중요해진다. 이성은 차가운 계산이 아니다. 이성은 혼란 속에서도 판단을 유예할 수 있는 능력이다. 당장 결론 내리지 않는 태도, 쉽게 적과 동지를 나누지 않는 습관, 기술과 정치 앞에서 인간의 자리를 묻는 질문. 이런 태도들이 사라질 때, 사회는 빠르게 단순해지고 단순해진 사회는 위험해진다.

 

다가오는 지방선거 국면 또한 마찬가지다. AI, 경제, 사회, 복지라는 거대한 지역 담론 속에서 평범한 시민의 불안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그래서 분노가 말을 대신하고, 극단적인 표현이 주목을 받는다. 카오스는 이렇게 일상이 된다. 하지만 성숙한 민주주의는 흥분한 군중이 아니라 생각하는 시민 위에서만 유지된다. 카오스 시대에 이성을 지킨다는 것은 변화를 거부하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변화 앞에서 내 판단을 포기하지 않는 일이다. 모든 기술을 즉시 받아들이지 않아도 된다. 모든 정치적 언어에 반응하지 않아도 된다.

 

잠시 멈춰 “이 흐름이 나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가”를 묻는 것, 그 자체가 이성의 실천이다. 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기술은 더 빨라지고, 정치는 더 시끄러워질 것이며, 사회적 갈등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끝까지 지켜야 할 기준이 있다면 그건 이성이다. 이성은 가장 눈에 띄는 선택은 아니지만, 카오스 속에서 사회가 무너지지 않도록 붙들어 두는 마지막 중심축이다. 카오스 시대, 우리는 이성을 지킬 수 있을까. 그 질문을 아직 놓지 않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사회는 완전히 길을 잃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

 

☞ ‘데일리비즈온 Signature Column’은 속보와 클릭을 넘어, 시대의 온도와 사람의 마음을 기록하는 데일리비즈온만의 고유한 시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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