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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자영업 붕괴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AI가 스크린 밖으로 나오는 시대, 돈의 생태계는 왜 아래로 흐르지 않는가?

윤진성 편집국장   |   송고 : 2026-01-23 13:19:10
칼럼(이미지=ChatGPT)

 

요즘 자영업의 어려움은 통계 이전에 체감의 문제로 관측된다. 동네 상권과 골목, 시장에서 우리는 비슷한 장면을 반복해서 마주한다. 문을 닫는 가게, 줄어든 발길, 그리고 “이번 달까지만 버텨보자”는 말들. 이 현상을 단순히 경기 침체나 소비 위축으로만 설명하기에는 설명되지 않는 지점이 많다. 지금의 자영업 위기는 특정 주체의 책임을 따지기보다, 돈이 흐르는 구조와 기술이 작동하는 방식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게 한다. 정책은 안정을 지켜왔고, 순환 구조는 재점검의 시점에 왔다. 그동안의 경제 정책은 명확한 목표를 중심으로 추진돼 왔다. 물가 안정, 금융 시장 안정, 성장률 관리 등은 사회 전체의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었다. 다만 빠르게 변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생활경제 특히 자영업이 위치한 하단부까지 돈이 어떤 경로로, 얼마나 지속적으로 흘러가는지에 대한 점검은 충분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 지원과 유예는 일정한 완충 역할을 했지만, 구조적 전환으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는 정책의 실패라기보다, 경제 구조 변화의 속도가 정책 조정의 속도를 앞질러온 현실에 가깝다.

 

플랫폼과 금융은 효율을 키웠고, 체감 격차는 커졌다. 플랫폼 경제와 금융 시스템은 분명 효율성과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거래는 빨라졌고, 연결 비용은 낮아졌다. 그러나 자영업의 관점에서는 또 다른 현실이 함께 나타난다. 매출은 발생하지만 수수료,광고비, 금융 비용과 인건비 등이 누적되고, 실제로 남는 몫은 제한되는 구조다. 이는 특정 기업이나 금융의 의도라기보다, 규모와 자본을 중심으로 설계된 시스템이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돈은 위로는 빠르게 이동하지만, 아래로는 상대적으로 천천히 흘러간다. 그 결과 자영업은 흐름의 끝에서 부담을 먼저 느끼게 된다. 이제 AI는 ‘스크린 안’에서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AI는 더 이상 화면 속 도구에 머물지 않는다. AI는 로봇, 자동화 설비, 무인 시스템, 물류와 매장 운영까지 물리적 공간으로 확장되는 ‘피지컬 AI 피봇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 변화는 경제 구조에 중요한 전환점을 만든다. AI는 판단을 넘어 행동을 수행하고, 자동화는 서비스와 노동의 경계를 바꾸며, 효율은 ‘현장’에서 직접 체감되기 시작한다. 문제는 이 피지컬 전환의 수혜가 누구에게 먼저 돌아가느냐다. 규모를 가진 기업과 플랫폼은 빠르게 피지컬 AI를 도입하지만, 자영업은 비용·접근성·학습 격차 앞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인다. 기술은 중립적이지만, 기술이 현실 공간으로 내려오는 순간 그 영향은 더욱 불균형하게 작용할 수 있다.

 

지금의 불황은 ‘돈이 없는 사회’라기보다 ‘흐름이 끊긴 사회’다. 자산 시장과 금융 시스템에는 여전히 많은 자금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 자금이 생활경제와 지역경제로 충분히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돈을 에너지에 비유한다면, 지금의 경제는 위에서는 고이고, 아래에서는 빠르게 마르는 구조에 가깝다. AI가 스크린을 벗어나 물리적 공간으로 들어올수록, 이 흐름의 불균형은 더 빠르게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자영업은 이러한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하는 영역이다. 그래서 자영업의 어려움은 개별 업주의 문제가 아니라, 다가오는 경제 전환이 보내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자영업은 보호 대상이 아니라, 전환의 동반자다. 자영업자는 경제의 주변부가 아니다. 지역 소비를 연결하고, 일자리를 만들며, 생활경제의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주체다. 피지컬 AI 시대에도 마찬가지다. 자영업을 단순히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기술 전환 과정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주체로 설계하는 관점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기술의 진보는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사회의 균형을 약화시킬 수 있다.

 

다가오는 피지컬 AI 시대,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흐름과 지혜가 필요한 이유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기 처방이나 책임 공방이 아니다. 돈과 기술이 아래로, 옆으로, 삶의 현장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플랫폼 구조의 균형 있는 조정, 금융 리스크의 합리적 분담, 피지컬 AI 생산성이 생활경제로 연결되는 통로 등은 자영업을 관리 대상이 아닌 함께 전환을 설계할 주체로 바라보는 시선이 중요해진다. AI가 스크린 밖으로 나오는 시대, 속도와 효율만으로는 사회가 지속될 수 없다. AI·피지컬 피봇 시대가 소수의 편리함이 아니라 모두의 삶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술만큼이나 돈의 흐름을 설계하는 지혜와 균형이 필요하다.

 

☞ 이 글은 경제 전문가의 보고서도, 정책 제안서도 아니다. 현장을 오래 지켜본 편집인이, AI와 자동화가 삶의 바깥으로 걸어 나오는 시대를 앞두고, ‘돈은 왜 멈춰 섰는가’를 마음의 언어로 묻고 싶어 쓴 기록이다. 말하려기보다, 서로의 감각을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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