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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칼럼] AI가 비춘 거울 앞에서 한국 언론은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윤진성 편집국장   |   송고 : 2025-11-15 07:10:23
생성형 AI 검색, ‘전문 매체’ 뉴스 인용률 높은 순위(출처=뉴스 와이어)

 

생성형 AI가 세상을 비추는 방식이 달라지면서, 한국 언론도 새로운 질문 앞에 서게 됐다. 누가 AI 시대의 ‘참고할 만한 목소리’가 될 것인가. 그리고 우리는 과연 그 자격을 갖추고 있는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소개한 최근 분석 결과는 조용하지만 묵직한 울림을 준다.

 

987명의 가상 이용자, 987개의 질문. AI는 질문에 답하면서 무엇을 인용했는가. 어떤 언론을 신뢰했는가. 이 단순한 실험은 한국 언론의 현주소를 ‘감정 없는 거울’처럼 보여주었다.

 

■ AI는 이미 ‘전문성’을 선택하고 있었다

 

AI가 가장 많이 찾아간 곳은 종합지가 아니었다. 관세 정책이라는 주제를 던졌을 때, AI는 망설임 없이 경제전문지들을 우선 불러냈다. 매일경제, 한국경제, 서울경제… 정확성·맥락성·주제 집중도-AI가 선호하는 기준은 명확했다. 종합지는 여전히 넓고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AI는 묻는다. “당신은 이 분야에서 정말 깊은가?”, “당신의 문장에 데이터와 논리의 뼈대가 있는가?” 전문성이 흐릿한 언론은 AI의 목록에서 천천히 뒤로 밀려난다. 마치 독자가 종이신문을 넘기다 자연스레 중요한 기사만 눈길을 주는 것처럼, AI 역시 ‘가치를 판단’한다.

 

■ 포털 중심 기사 구조, ‘AI의 언어’와 어긋나 있다

 

구조적 문제는 더 깊다. 한국 언론의 기사 구조는 오랫동안 포털 노출에 최적화돼 있었다. 키워드, 제목, 포맷. 그러나 생성형 AI는 전혀 다른 질서를 따른다. 문맥 중심, 주제 중심, 신뢰성 중심. 포털의 알고리즘은 ‘눈을 끌 만한 기사’를 찾았다면, AI의 알고리즘은 ‘설명할 수 있는 정보원’을 찾는다.

 

이 미묘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로 인해 수많은 양질의 기사들이 AI의 손바닥 위에서 값을 인정받지 못하는 일이 벌어진다. 기자가 쓴 문장은 살아있지만, AI의 기준에서 보면 ‘구조화되지 않은 정보’로 묻힌다.

 

■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 한국 언론만 홀로 서 있다

 

세계 유력 언론은 이미 AI 기업들과 손을 맞잡았다. 콘텐츠 활용 범위를 공식적으로 합의하고, 자신들의 기사가 AI 생태계 속에서 디지털 지적 재산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그러나 한국 언론은 여전히 제자리다.

 

제휴는 느슨하고, 라이선스 협상 테이블도 제대로 펼쳐지지 못한 채 AI 시대의 거대한 흐름을 바라만 보고 있다. AI는 이미 전 세계 지식의 강을 빠르게 흘러가는데, 한국 언론은 작은 포구에서 “언젠가 우리에게도 물길이 닿겠지”라고 기다리고 있는 모양새다.

 

■ AI는 위협이 아니라… 언론을 시험하는 새로운 ‘바람’이다

 

이번 실험 결과는 우리에게 두려움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 한국 언론이 놓인 현실을 조용히 일깨우려는 바람에 가깝다. AI는 적이 아니다. AI는 진실을 찾는 새로운 도구이자 언론에게 다시 묻는 존재다.

 

당신의 전문성은 어디에 있는가? 당신의 문장에는 책임이 담겨 있는가? 당신은 데이터와 사실을 통해 독자의 신뢰를 지킬 준비가 되어 있는가? 포털 뒤에 숨지 않고 스스로 빛날 수 있는가?

 

■ 이제 한국 언론은 깊이를 되찾아야 한다

 

AI 시대의 언론개혁은 거창하지 않다. 기본으로 되돌아가는 일이다. 더 깊게 쓰고, 더 정확히 쓰고, 더 책임 있게 쓰는 일. 전문성을 키우고, 콘텐츠 구조를 AI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재정비하고, 글 한 줄이 세상 어디에서든 인용될 수 있는 정보적 품질을 갖추 는 일.언론의 본질은 언제나 같았다. 신뢰. 그리고 진실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AI는 그 길을 더 좁히지도 넓히지도 않는다. 다만, 누가 그 길 위에 진짜로 서 있는지 더 명확하게 보여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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