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답이 범람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는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지침과 ‘너는 할 수 있다’는 강요된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런 피로한 문장들 사이에서 박성혁 작가의 신작 미니 에세이 ‘들어가면서’는 역설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를 선언하며 독자들의 시선을 멈추게 한다.
작가 박성혁은 첫 문장부터 단호하다. “이 글은 누군가를 가르치기 위해 쓰이지 않았다”는 고백은 독자와 저자 사이의 권위적 위계를 단숨에 무너뜨린다. 그는 희망조차 설득하지 않는다. 그저 하루라는 치열한 전장을 버텨낸 이들이 잠시 엉덩이를 붙이고 앉을 수 있는 ‘자리’를 글로 닦아놓을 뿐이다.
이러한 태도는 독자에게 심리적 해방감을 선사한다. 무언가를 배워야 한다는 강박,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벗어나 비로소 ‘글을 향유할 자유’를 얻게 되는 것이다.
박 작가의 이번 에세이는 긴 설명과 정답을 과감히 생략했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깊은 ‘여백’과 ‘단 한 문장’이다. “읽다 말아도 괜찮고 넘기다 멈춰도 괜찮다”는 작가의 배려는 현대인의 파편화된 집중력을 비난하는 대신, 그 파편 속에서도 마음이 닿는 한 조각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위로한다.
기존의 에세이들이 꽉 짜인 기승전결로 독자를 끌고 간다면, 박성혁의 글은 독자가 언제든 들어왔다 나갈 수 있는 개방형 건축물과 닮아 있다. 그의 글은 완성된 텍스트가 아니라, 독자의 하루가 잠시 머물다 갈 수 있는 ‘빈 자리’ 그 자체다.
박성혁(본명 박노충) 작가가 제안하는 ‘마음을 채우는 여백’은 문학의 본질적 기능을 재정의한다. 글이 지식을 전달하거나 감동을 억지로 짜내는 수단이 아니라, 지친 영혼이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공공의 벤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의 문장은 날카롭다. 하지만 그 날카로움은 타인을 향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옥죄는 ‘완벽주의’라는 껍질을 깨뜨리는 데 쓰인다. 그 껍질이 깨진 자리에는 작가가 정성껏 마련한 ‘빈 자리’가 남아 있다. 오늘 하루가 버거웠던 당신에게, 그의 글은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답을 찾지 마세요. 그저 여기 잠시 앉아 쉬다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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