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사람들은 유난히 많은 말을 한다. 올해를 정리해야 하고, 내년을 설명해야 하며, 성과와 계획, 이유와 명분을 끝없이 늘어놓는다. 마치 말을 멈추면 한 해가 증발해버릴 것처럼. 그러나 돌이켜보면 우리 삶에서 가장 깊이 남는 순간들은 대개 말이 없던 시간들이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창밖으로 지는 해를 바라보던 저녁,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통하던 침묵, 그저 함께 있었을 뿐인데 마음이 조용히 정리되던 시간들.
말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공백이 아니다. 오히려 그 시간에 우리는 가장 많은 것을 느끼고, 가장 솔직한 자신과 마주한다. AI 시대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하라고 요구한다. 의견을 내놓으라고, 입장을 정리하라고, 생산성과 효율로 자신을 증명하라고. 모든 것이 기록되고, 모든 감정이 데이터로 환산되는 시대. 이런 시대일수록 말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은 사치가 아니라 생존에 가까운 휴식이다. 말을 멈춘 자리에서 비로소 마음의 속도가 보인다. 성과로 채우지 않아도 괜찮은 하루, 설명하지 않아도 스스로를 납득할 수 있는 순간, 그 고요 속에서 우리는 다시 인간이 된다.
연말과 연초의 경계에 선 지금, 굳이 거창한 다짐을 말하지 않아도 좋다. 누군가에게 보여줄 계획이 없어도 괜찮다. 올해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지 못해도 삶은 이미 충분히 흘러왔다. 말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에 우리는 스스로를 다그치지 않는다. 잘했는지, 부족했는지 따지지 않고 그저 여기까지 온 자신을 조용히 내려놓는다. 새해 역시 마찬가지다. 더 빠르게, 더 많이 말하기보다 조금은 덜 말하며 자신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출발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가 이 변동불거의 시대에 끝까지 지켜야 할 것은 화려한 말이 아니라 말없이 견뎌낸 시간들인지도 모른다. 연말의 끝자락에서, 그리고 새해의 문 앞에서 잠시 말하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 그 고요 속에서 다음 계절의 마음은 이미 조용히 준비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국회의원(광주 광산구갑)은 29일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
2025-12-30
쿠팡이 운용 중인 ‘인사평가 프로그램’이 사실상 직원 퇴출 프로그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안...
2025-12-30
당진시는 지난 27일부터 이틀간 당진실내체육관에서 진행한 ‘제2회 신유빈과 당진시가 함께하는 전국 유소년 탁...
2025-12-30
동해FC미르축구단은 지난 25일 크리스마스를 맞아 동해시종합사회복지관을 방문, 지역 아동들의 꿈을 지원하는‘...
2025-12-30
K리그2 진출을 준비 중인 김해FC2008가 K3리그 우승의 주역선수들과 2026시즌을 함께 하기로 했다. ...
2025-12-30
전라남도는 도내 22개 시군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산림행정 종합평가 결과, 우수기관 7개 시군을 선정...
2025-12-30
전라남도농업기술원이 특허기술을 민간에 이전해 제품 개발과 현장 적용을 연계함으로써 기술 확산에 속도를 내고 ...
2025-12-30
전라남도는 2026년도 철도·공항 분야 사회간접자본(SOC) 국비 예산으로 7천786억 원을 확보해 전남과 ...
2025-12-30
“피해자가 떠나야 하는 현실” – 학교폭력 피해자에게 전학 강요, 불공정한 행정 “외국인 어머니의 눈물” –...
2025-12-30
사진 설명 도민의 손끝에서 어머니의 마음을 느낀다. (사진=웹디자이너 조경수) 사진 설명 이재태 도의원은 오...
2025-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