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창을 때리는 바람의 결이 달라질 때쯤, 긴 여정 끝에 여수(麗水)에 닿았다. 85학번, 여수수전 통신과를 졸업하고 푸른 파도 위에서 선박통신장으로 청춘을 보냈던 나에게 이곳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다. 오랜 세월의 파고를 넘어 다시 마주한 여수는, 마치 오래전 띄워 보낸 병 속의 편지가 되돌아온 것 같은 묘한 기시감을 선사했다. 최근 나의 언론인이라는 갈등과 복잡한 이해관계는 중간에서 본질을 흐리며 ‘물타기’를 시도하는 중개자들의 전화에 격앙된 목소리로 “할라면 하고 말라면 말아라”고 일갈했던 것은, 어쩌면 타인이 아닌 내 안의 우유부단함을 향한 마지막 경고였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안다. 인생이라는 거대한 항로에서 마주하는 얕은 술수들에 더 이상 흔들릴 이유가 없다는 것을. 수십년 전, 전파의 노이즈 속에서 길을 찾던 통신국장은 이제 사람의 목소리가 아닌 마음의 주파수를 맞추는 법을 배웠다. 잠자리에 들기 전, 여수 밤바다를 배경 삼아 들이킨 막걸리 한 잔은 그 어떤 명약보다 달다. 장범준의 노래가 귓가를 간지럽히는 밤, 문득 성경의 한 구절이 머릿속을 스친다. “인간은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오직 사랑해야 할 존재이다.”란 걸. 그렇다. 우리는 누군가를 완벽히 신뢰하기에 배신당하고, 기대를 걸기에 실망한다. 하지만 그 대상이 ‘신뢰’가 아닌 ‘사랑’의 존재임을 인정하는 순간, 억울함도 분노도 한낱 포말처럼 사라진다. 상대를 내 뜻대로 움직이려 했던 오만이 물러간 자리에 비로소 고요한 평온이 찾아온다.
오래전, 여수수전의 교정에서 꿈을 꾸던 청년 통신국장은 이제 백발의 지혜를 품고 인생의 귀항(歸港)을 준비한다. 아니, 이것은 귀항인 동시에 새로운 세상을 향한 출항이다. 사람의 술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항로를 지켜내는 것. 그것이 여수가 오늘 밤 나에게 보내온 가장 선명한 ‘운명의 신호’였다. 여수의 밤은 깊고, 바다는 여전히 모든 것을 품고 있다. 내일 아침 눈을 뜨면, 어제와는 다른 새로운 태양이 이 항구를 비출 것이다. 이제야 비로소, 마음속 모든 매듭이 말끔히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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