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박문수 예비역 육군대령=정조대왕의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와 KF-21

정조대왕의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와 KF-21

정조대왕(1752년~1800년)은 조선의 제22대 임금으로, 1752년에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 사이에서 차남으로 태어났으며 1776년 왕위에 올라 24년간 재위했다.

어린 시절에 아버지 사도세자의 비참한 죽음을 목도하고 자란 정조대왕은 백성을 위하는 위민정치, 신분제도 타파, 문화부흥 등에 많은 업적을 남겼으며 특히 재위기간 중 심혈을 기울였던 부국강병 정책들은 오늘날에도 큰 귀감이 되고 있다.

정조는 임진왜란(1592년~1598년)과 병자호란(1636년~1637년)등의 전란의 역사를 통해 군사들의 훈련 수준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는 교훈을 가슴에 새기고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맞서 싸워 이길 수 있는 군사력 건설을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조선에는 제대로 된 훈련병서가 없었기 때문에 명나라의 척계광이 지은 <기효신서>라고 하는 무예책자를 기본으로 전투기술을 습득해야 만 했다.

이에 정조대왕은 조선 군사들이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격술, 검술, 창술, 기마병술 등 다양한 전투기술을 쉽게 습득할 수 있는 독자적인 훈련 병서를 출간하게 되는데 이 훈련병서가 바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이다.

<무예도보통지>는 정조대왕의 지시에 따라 이덕무, 박제가 등이 설명서를 쓰고 백동수가 훈련동작을 그림으로 표현하여 만들어졌으며, 검술과 활쏘기, 그리고 말 타기에 능했던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예신보>에 기초하여 24가지 무예들을 중심으로 이론습득과 전투동작을 숙달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고, 총 4권 4책의 한문본과 1권 1책의 한글 해석본이 1790년(정조14년)에 완간되었다.

이 훈련 병서를 통해 조선 후기에 군사들의 체계적인 군사훈련이 가능하게 되었고 조선의 지형적 특성과 조선 군사들의 체격에 적합한 독자적인 전투기술 습득을 통해 조선후기의 자주적 국방력 강화에 초석을 닦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정조대왕의 훈련병서 <무예도보통지>는 오늘날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2022년 7월 19일(화)은 대한민국 자주국방의 역사에 매우 의미 있는 날로 기록되었다.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1호기의 첫 시험비행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날이기 때문이다.

현대전에 있어서 제공권 장악을 위한 전투기의 성능과 작전수행능력은 그 나라의 군사력과 자주국방의 수준을 평가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 날 KF-21 전투기가 시험비행에 성공함으로써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8번째로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나라 반열에 등극하게된 것이다.

북한의 계속되는 핵실험 위협과 미사일 도발,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미. 중 대립격화 등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의 냉엄함과 자주국방의 소중함을 생각할 때 이번 KF-21 초음속 전투기의 시험비행 성공의 의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는 약 430여 년 전에 정조대왕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라는 전란의 역사적 교훈을 통해 외세의 침략에 맞서 싸워 이길 수 있는 전투기술을 훈련하기 위해 <무예도보통지>라고 하는 훈련 병서를 발간하여 자주적 강군육성에 총력을 기울였던 상무정신과 호국정신을 배워야한다. 아울러 72년 전 6.25 전쟁 당시 제대로 된 전투기 한 대도 없이 북한군의 소련제 전투기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했던 쓰라린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제 우리는 격랑속의 한반도 주변 안보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면서 KF-21 초음속 전투기 개발과 같은 자주국방을 위한 투자와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않 될 것이다. 우리세대의 자주국방을 위한 노력에 대한민국과 우리 다음세대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 글쓴이 >
박문수 교수
여주대학교 군사문제연구소장
예비역 육군대령
(M : 010 - 6784 - 7184 )

박문수 교수 학력(예비역 육군 대령)

- 옥곡초등학교(41회)

- 진상중학교(27회)

- 순천고등학교(28회)

- 육군3사관학교(학사)

- 한국외국어대학교(석사)

- 목원대학교(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