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4개의 섬이 있다는 신안군은 오로지 섬들로만 이뤄진 대한민국 유일의 기초자치단체다. 한국의 고을과 시·군·구의 명칭은 그 나름의 유래와 역사를 지니고 있고, 현재와 같은 2음절의 한자 기반 명칭은 8세기 중엽, 이른바 ‘통일신라시대’에 한국지명의 한자어 표기에서 비롯됐다.
그런데 ‘新安(신안)’으로 표기되는 신안군의 명칭에서는 이 같은 오랜 역사성과 향토성을 찾기 어렵다.
신안군의 명칭에 대해 주장배 신안문화원장은 “신안군의 이름은 새로운 무안(務安)군의 약칭에서 비롯됐습니다. 19세기 말, 임자도와 인근의 섬들은 ‘지도군’에 소속돼 있었고, 일제 강점기에 무안군에 속했다가 1960년대 말 신안군으로 독립했습니다. 그래서 군의 명칭이 새로 만들어진 무안이란 뜻으로 ‘신안’이 된 것 입니다”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1969년 당시 무안군의 지도면, 임자면 등 11개 지역이 신안군으로 창군됐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신안군 임자도는 지리적으로 무안군의 해제면을 거쳐 신안 지도읍을 지난 다음에야 들어갈 수 있다.
신안군의 여러 섬들 중 임자도는 일제 강점기에는 파시가 형성됐고, 국내 최대의 새우 잡이 어항이 소재할 뿐만 아니라 대광해수욕장이 위치해 유동인구가 많았다.
이런 이유로 임자도 바로 인근의 지도읍과 무안군 해제면을 연결하는 연륙교가 1975년 신안군에서는 처음 개통됐다. 이 다리는 신안군 압해읍과 목포 북항 지역을 연결하는 연륙교보다 무려 30년 이상 빠른 것이다.
지도읍과 임자도를 연결하는 ‘임자대교’는 올해(2021년) 3월 개통됐다. 이 연륙교의 개통으로 지도와 임자도 진리항을 운항하던 여객선은 중단됐고, 농협 소속이었던 이 배는 현재 임자도 진리항에 정박돼 있다.
임자도가 고향이라는 한 주민은 “1980년대 전까지 목포에서 임자도로 들어오려면 여객선이 인근의 여러 섬들을 들리게 돼 7시간이 걸렸는데, 이제 다리가 개통돼 환자 이송이나 물류 이동 측면에서는 많이 편해졌다”며 “하지만 많은 외지 방문객으로 인해 차량 소음과 교통체증, 쓰레기 등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 큰 문제”라고 말했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청장 윤병두)은 현재 임자도에 출장소를 두고 이 지역의 해양치안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이 출장소는 연륙 전까지 여객선이 운항되던 진리항이 아닌 새우젓 생산 전진기지인 진리항에 소재하고 있다.
“새우젓 생산지라는 임자도의 특성상 섬 주민의 치안 수요보다는 어민들과 어선에 대한 수요가 더 많아 해양치안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진리항이 아닌 전장포에 해경 출장소를 두게 됐습니다.”
서해해경 목포해양경찰서 임자출장소 이선우 경위는 “전장포에 선적을 둔 크고 작은 어선이 2백여 척에 달할 정도로 이곳 항구는 인근 선착장들에 비해 해양 치안 수요가 높다”며 “예전에는 여름철이면 인근 대광해수욕장을 순찰하는 등 방문객들의 해양안전 제고에도 주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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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객선이 중단된 신안군 임자도 진리항
신안군 임자면 진리에 위치한 진리선착장은 여객선 운항 및 어민선착장으로 임자대교 개통 전까지는 인근 지도읍과 연결되는 농협 여객선이 운항되는 임자도의 중심 항구였다. 하지만 현재 이 여객선의 운항은 중단되고 이 선박은 매각을 위해 항구에 정박돼 있다.
◇ 전장포에 소재한 해양경찰 임자출장소
목포해양경찰서는 임자도의 주요 항구였던 진리항에 출장소를 배치하지 않고 이곳에서 10여 km 가량 떨어진 전장포에 임자출장소를 둬 이 지역과 인근 해역의 해양치안 수요를 담당하고 있다. 전장포는 한국 제1의 새우 잡이 항구로 크고 작은 어선 2백여 척이 선적을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새우젓 구입 등을 위한 방문 인구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 임자도와 임자대교…
임자도의 명칭에 들깨를 뜻하는 임(荏)이 들어간 것에서 알 수 있듯, 과거 이 섬에서 많이 나는 산물 중 하나는 깨였던 것으로 보인다. 많은 농산물이 산출됐던 것으로 여겨지는 임자도는 섬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넓은 평야지대를 지니고 있다. 진리항 뒤편으로 멀리 임자대교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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