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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기자수첩(논평,사설 칼럼,인물.기고))

[Signature Column②] 언론은 많아졌지만, 목소리는 오히려 단조로워졌다

윤진성 편집국장   |   송고 : 2026-01-13 06:41:03
 Signature Column’(이미지=ChatGPT) 

 

현재 대한민국에는 수천 개에 가까운 인터넷 언론사가 존재한다. 겉으로 보면 ‘언론의 전성기’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 뉴스 화면을 들여다보면, 제목은 다르고 내용은 비슷한 기사들이 끝없이 반복된다. 언론이 많아진 것이 아니라, 같은 구조 안에서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는 언론이 늘어난 것에 가깝다. 그 중심에는 여전히 포털이 있다. 대부분의 뉴스는 언론사 홈페이지가 아니라 포털의 배열과 알고리즘을 통해 소비된다. 이 구조에서 언론은 자연스럽게 질문을 바꾼다. “이 기사가 중요한가?”가 아니라 “이 기사가 포털에 걸릴까?”라는 질문으로. 포털 의존은 선택이 아니라, 구조가 되어버렸다.

 

이제 포털 의존은 일부 언론의 문제가 아니다. 생존의 조건이 되어버렸다. 광고 수익은 줄어들고, 독자 구독 모델은 아직 정착되지 않았으며, 결국 트래픽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가 포털로 남아 있다. 이런 구조 속에서 기자는 더 빨리 쓰고, 더 자극적으로 뽑고, 더 많이 생산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사라지는 것은 늘 같다. 맥락, 검증, 그리고 한 번 더 묻는 질문이다. 그러나 이 책임을 기자 개인에게만 돌릴 수는 없다. 문제는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언론은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해법은 단순한 ‘포털 탈출 선언’이 아니다.현실적이고 단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언론은 ‘속보 경쟁’에서 한 발 물러나야 한다. 모든 매체가 같은 속도로 같은 뉴스를 쫓을 필요는 없다. 늦더라도 한 문장 더 설명하는 기사, 숫자 뒤에 있는 사람을 보여주는 기사 하나가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신뢰를 만든다. 둘째, 기자 개인의 명성과 책임성을 회복해야 한다. AI가 기사 초안을 쓰는 시대일수록 누가 썼는지 알 수 없는 기사보다 “이 기자가 왜 이렇게 판단했는가”가 드러나는 기사가 중요해진다. 셋째, 포털 또한 단순 유통자가 아닌 공적 플랫폼으로서의 책임을 자각해야 한다. 클릭 수만으로 뉴스 가치를 평가하는 구조는 결국 포털 스스로의 신뢰도를 잠식한다. 다양성과 공공성을 반영하는 배열 기준은 언론을 돕는 일이 아니라, 플랫폼의 지속성을 위한 선택이다.

 

AI를 거부할 수도 없고, 포털을 무작정 적으로 돌릴 수도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나다. 언론이 스스로 판단하지 않는 순간, 언론은 기술과 플랫폼의 하청이 된다. AI는 도구가 될 수 있다. 포털은 경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무엇이 중요한지 결정하는 것은 누구의 목소리를 남길지 선택하는 일만큼이나 여전히 언론의 몫이어야 한다. AI 시대에 언론이 지켜야 할 것은  과거의 권위가 아니라, 판단하는 힘이다. 그리고 그 판단은 속보보다 질문에서, 클릭보다 책임에서 나온다.

 

☞ ‘데일리비즈온 Signature Column’은 속보와 클릭을 넘어, 시대의 온도와 사람의 마음을 기록하는 데일리비즈온만의 고유한 시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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