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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기사 수첩(논평,사설 칼럼))

[기고]시계가 멈추는 순간, 아이는 자란다: 바쁜 하루 속에서 만나는 카이로스의 시간

최미나(교육학 박사/전주대학교 교육학과 외래교수)
윤진성 편집국장   |   송고 : 2025-12-09 17:27:03
최미나(교육학 박사/전주대학교 교육학과 외래교수)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나시나요?” 아침에 아이를 깨우고, 숙제 확인하고, 학원 시간을 맞추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하루 대부분을 시계에 맞춰 보냅니다. 그러나 정작 아이의 마음은 시계가 멈추는 순간, 말로 표현되지 않는 작은 신호 속에서 자랍니다. 아이의 성장은 크로노스의 분침이 움직이는 시간보다, 마음이 열리는 카이로스의 순간 속에서 더욱 깊어집니다.

 

크로노스는 측정 가능한 시간입니다. 시계로 재고 계획표로 관리되는 양적 시간이지요. 부모는 이 시간을 통해 아이의 생활 리듬을 잡고 책임감을 가르칩니다. 물론 중요한 기능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시간만으로 아이의 내면을 이해하려 하면, 보이지 않는 마음의 소리를 놓치기 쉽다는 것입니다. 숙제를 몇 시에 끝냈는지보다 아이가 어떤 마음으로 책상에 앉았는지가 더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반대로 카이로스는 의미의 시간입니다. 숫자는 없지만 살아 있는 감정과 관계가 담겨 있습니다. 아이가 먼저 말을 걸어오는 순간, “엄마, 오늘 나 좀 힘들었어”라고 말하는 순간, 평소 말수가 적은 아이가 “엄마랑 이야기 하고 싶어요”라고 다가오는 순간. 이런 때는 부모가 마음을 열고 들어야 하는 교육의 황금 시간입니다.

 

아이의 마음은 늘 열려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하루 중 몇 번만 조심스레 문을 두드립니다. 그 신호를 받아주는 사람이 멋진 부모입니다. 아이는 크로노스 안에서 생활하지만, 성장은 카이로스의 순간에 일어납니다. 숙제를 30분 더 하는 것보다, 부모와 보내는 3분의 따뜻한 대화가 아이의 정서를 훨씬 더 크게 변화시킵니다. 공감받는 경험은 아이가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도록 돕고, 자기조절력과 회복탄력성까지 높여줍니다. 반대로 시간과 효율을 기준으로만 대화를 이어가면, 아이는 자기 감정을 숨기고 성과만 남기려 합니다.

 

물론 크로노스와 카이로스는 어느 하나를 버릴 수 없습니다. 생활의 질서를 위해 크로노스가필요하지만, 틀 안에서 카이로스를 발견하는 눈을 가지는 것이 부모의 역할입니다. 하루에 5분이면 충분합니다. 잠들기 전 잠깐의 대화, 식사 후 짧은 산책, 등굣길 차 안에서의 칭찬. 이 짧은 카이로스의 순간들이 아이의 마음을 채우고 부모와의 관계를 단단하게 합니다. 중요한 것은 마음이 머무르는 깊이입니다.

 

크로노스는 우리의 하루를 움직이지만, 카이로스는 아이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일상 속에서도 아이가 보내는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 그 순간에 잠시 멈춰 아이에게 집중하는 것. 이것이 부모가 줄 수 있는 사랑이며, 아이의 성장을 이끄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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