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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여수는 더 이상 콘크리트를 쌓지 말고, 삶을 꺼내 놓아야 한다

윤진성 편집국장   |   송고 : 2026-01-29 06:57:01
칼럼(이미지=ChatGPT) 

 

여수의 지속가능한 미래는 대규모 토목 개발이 아닌, 바닷 바람·비린내·섬마을의 느린 시간 같은 ‘날것의 삶’을 자산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이 칼럼은 여수를 ‘속도의 도시’가 아닌 ‘느림의 성지’로 재정의하며, 빈집 공유경제, 로컬 감성 콘텐츠, 이순신의 13척 정신을 결합한 새로운 지역 생존 전략을 제시한다. 이는 소멸 위기의 지방을 되살릴 한국형 감성 경제 모델이자, 마음의 시대에 부합하는 미래 관광·도시 전략이다.

 

여수의 경쟁력은 수천억 원짜리 개발 사업이 아니라, 어민의 손마디에 밴 비릿한 생선 냄새와 섬마을의 느린 시간, 그리고 이순신 장군의 ‘13척 결기’에 있다. 물질의 시대가 저물고 마음의 시대로 접어든 지금, 여수는 콘크리트를 쌓는 도시가 아니라 삶을 꺼내 놓는 도시로 전환해야 한다. ‘불편함이 명품이 되는 도시’, 여수는 지금 그 갈림길에 서 있다. 빠른 도시 말고, 느린 여수로 가자.

 

여수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마다 반복되는 단어가 있다. 관광 개발, 대형 프로젝트, 수천억 원 투자. 그러나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그것이 여수를 살려왔는가. 오늘날 관광의 본질은 ‘보는 것’에서 ‘머무는 마음’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람들은 더 빠른 속도를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빨라진 일상에 지쳐, 느림을 갈망한다. 에어컨 바람보다 바다가 보이는 나무 그늘 아래를 스치는 바닷바람, 인공 조명보다 별빛이 쏟아지는 밤하늘. 이것이 여수다.

 

꾸미지 않은 풍경, 투박한 말투, 조금 불편하지만 진짜 같은 하루. 이 ‘날것의 일상’이야말로 지금 시대 가장 값비싼 도시 자산이다. 섬마을 빈집은 짐이 아니라, 세계와 나눌 보물이다 “올해도 세계 여수 섬 축제는 할랑가 모르것네…” 이 말은 쇠락의 신호가 아니다. 아직 꺼지지 않은 삶의 온기다. 사람 떠난 섬마을의 빈집을 허물 대상부터 볼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살아보는 여수’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전환해야 한다.

 

호텔 대신 할매가 차려주는 섬 밥상, 카페 대신 마루에 앉아 마시는 믹스커피. 이것은 결핍이 아니라, 요즘 말로 하면 최고급 로컬 럭셔리다. 이미자의 ‘동백꽃 아가씨’가 품은 순정, ‘여수 밤바다’가 담아낸 청춘의 감성을 엮는 순간, 여수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기억의 도시가 된다. 전 세계가 묻게 될 것이다. “여수 섬 축제는 언제 할랑가?”모르것네. 비린내를 숨기지 말고, 당당해지자. 여수는 세련된 척할 필요가 없다.

 

여수의 정체성은 거친 바다와 싸워온 사람들의 얼굴에 있다. 비린내는 숨길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여수가 지금도 살아 있다는 증거다. 그리스 산토리니가 척박한 절벽을 미학으로 승화시켰듯, 여수 역시 자연 그대로를 브랜드로 만드는 ‘정체성 전략’이 필요하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단 하나의 설계도. 이순신 장군의 13척. 적은 돈, 적은 배. 그러나 흔들리지 않는 중심. 이 정신을 관광, 행정, 정책에 이식해야 한다. 단체장 임기마다 흔들리는 개발 계획이 아니라, 여수의 본질을 지키는 ‘여수형 콘텐츠 기준’이 필요하다.

 

이제 세상은 보이는 것’의 경쟁에서 ‘마음에 남는 것’의 전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후손에게 남길 것은 빈 상가가 아니다. 대대손손 바닷바람을 맞으며 살아갈 수 있는 이야기다. “여수의 맛을 알랑가 모르것네?” 이제는 우리가 먼저 말해야 한다. 알게 해야제. 불편함이 명품이 되고, 비린내가 향기가 되는 도시. 13척의 기적처럼 사람이 몰려오는 여수의 미래, 지금부터 준비해야제. 알것제~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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