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놀라울 만큼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말을 이해하고, 그림을 그리고, 판단을 대신한다. 로봇은 걷고, 돌보고, 일한다. 이제 기계가 인간을 닮아가는 시대가 아니라, 인간이 기계처럼 살아가게 되는 시대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기술은 이렇게 똑똑해졌는데, 사회는 왜 더 거칠어졌을까. 말은 빨라졌는데 대화는 사라졌고, 연결은 쉬워졌는데 고립은 깊어졌다.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 걸까. 그래서 KAIST가 ‘AI 철학 연구센터’를 열며 던진 질문은 단순한 학문적 문제 제기가 아니다. 그것은 지금 이 사회가 잃어버린 인간성에 대한 구조적 자문이다. 지식은 넘치는데, 사람됨은 어디서 배우는가. AI는 지식을 가르친다. 하지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가르치지 않는다. 오늘의 교육은 유능한 인간을 만드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좋은 사람을 만드는 데에는 점점 서툴러지고 있다. 성과, 효율, 경쟁, 속도. 이 네 단어가 교육과 사회의 기준이 된 지 오래다.
그 결과 우리는 많은 것을 잘 알지만, 타인의 고통 앞에서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힘을 가졌을 때 어디까지 절제해야 하는지, 실패한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이런 질문에는 점점 말문이 막힌다. 인성 교육은 예의범절을 가르치는 옛말이 아니다. 인성은 ‘기술을 쓰는 인간의 태도’에 관한 문제다. AI 시대일수록 인성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인간 중심 기술은 결국 인간 중심 교육에서 나온다. KAIST AI 철학 연구센터가 의미 있는 이유는, 기술을 비판하기 때문이 아니다. 기술을 인간의 삶 안으로 다시 불러들이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이광형 총장이 말한 ‘휴머니즘 2.0’은 새로운 이념이 아니라, 오래된 질문의 복원에 가깝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위해 기술을 만드는가.” 김동우 센터장이 말한 것처럼, 인간처럼 행동하는 기계가 늘어날수록 인간은 역설적으로 스스로의 행위자성을 잃는다. 판단은 시스템이 하고, 책임은 개인이 떠안는 사회. 이 구조에서 인간은 점점 주체가 아닌 사용자로 밀려난다.
이때 필요한 것은 더 강력한 알고리즘이 아니라, 더 단단한 사람이다. 기술을 의심할 줄 알고, 멈출 줄 알고, 책임질 줄 아는 사람. 그 출발점이 바로 인문학이고 인성 교육이다. 인문학은 느리지만, 사람을 지킨다. 인문학은 즉각적인 해답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비효율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문학은 인간이 길을 잃지 않게 하는 최소한의 나침반이다. 철학은 질문을 남기고, 문학은 타인의 삶을 빌려 우리의 마음을 확장시키며, 역사는 인간이 같은 실수를 반복해왔음을 조용히 상기시킨다. AI 시대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 폭주가 아니라, 인간의 사유 포기다.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 속에서, 우리는 점점 생각하는 법을 잊어간다. ‘우리’를 배우는 교육이 필요하다. 교토철학연구소 야스오 데구치 소장이 말한 ‘나에서 우리로의 전환’은, 지금 한국 사회에 특히 절실한 메시지다. AI는 개인 최적화에 능하지만, 사회는 개인의 합이가 아니다.
경쟁만 배운 사회는 연대에 서툴고, 성과만 배운 인간은 타인의 속도를 기다리지 못한다. 인성 교육이란 결국 혼자 잘 사는 법이 아니라, 함께 살아남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AI가 아무리 발달해도, 이 가치는 대신 계산해주지 않는다. 기술은 앞서가도, 인간은 남아 있어야 한다. KAIST AI 철학 연구센터의 출범은 그래서 기술 뉴스가 아니라, 문명 뉴스다. 이제 질문은 명확하다.
기술이 인간을 대신해 생각하는 시대에, 인간은 무엇을 배워야 인간으로 남을 수 있는가. 정답은 더 많은 코딩이 아니다. 더 빠른 성능도 아니다.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교육, 즉 인문학과 인성 교육이다. 기술은 계속 진화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 성찰을 멈춘다면, 그 진화는 발전이 아니라 이탈이 된다. AI 시대에 가장 시급한 교육은 기술 교육이 아니라, 인간을 잃지 않는 법을 가르치는 교육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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