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ng)
내 방 한구석, 오래된 서랍을 열어본다. 손때 묻은 명함, 언젠가 필요할 것 같아 모아둔 서류철, 나를 증명한다 믿었던 직함과 수식어들. 그 모든 것이 이제는 힘을 잃은 껍데기처럼 바스라진다. 나는 오늘, 다시 버린다. 이미 한 차례 내려놓았던 것들을 또다시 꺼내어, 더 깊이 버린다.
버린다는 말은 잃는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흘려보낼수록 또렷해지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나의 속살’, 덜어낼수록 선명해지는 어떤 내면의 얼굴이다. 우리는 오래도록 ‘더 가져야 하는 시대’를 살아왔다.
빠르게, 크게, 높게, 멀리. 그러나 그 끝에 남은 것은 과잉된 정보, 넘쳐나는 소음, 그리고 지쳐버린 마음이었다. 이제 시대는 다른 문을 연다. 속도를 앞세우는 기술의 시대를 지나, 마음이 중심이 되는 ‘본질의 시대’로 건너가고 있다. AI가 모든 것을 계산하는 동안, 우리가 다시 붙잡아야 하는 것은 결국 인간만이 가진 미세한 떨림, 느림, 감정, 그리고 고요함이다.
나는 오늘, 나의 자화상을 다시 그린다. 그렇다 해서 화려한 색을 더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필요한 선을 지우고, 욕망의 잉크를 털어내며, 가장 단순한 형태만 남겨두려 한다. 외부가 명령하던 가치 대신 내부에서 조용히 자라나는 목소리를 듣는다.
그 목소리는 이렇게 말한다. “너는 이미 충분히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버릴 용기’뿐이다.” 버린다는 것은 마음 닦는 일이다. 관계 중에서 오래 굳은 상처를 털어내고, 일과 삶 사이에서 무게를 가르며, 내가 아니라도 되는 것들을 가볍게 내려놓는 일이다.
버리는 만큼 마음의 자리는 넓어진다. 그 공간에는 바람이 드나들고, 새로운 생각이 뿌리를 내리고, 내가 잃었던 감각들이 되살아난다. 오늘도 나는 작은 것 하나를 더 내려놓는다. 그리고 깨닫는다. 버리는 것은 사라짐이 아니라 회복이라는 것을. 덜어낼수록, 나는 나에게로 더 가까워진다는 것을. 마음의 시대는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다.
그 문을 여는 열쇠는 ‘비움’이다. 그러니 오늘, 우리 함께 한 가지씩만 더 버려보자.다시, 더. 그렇게 우리는 조금씩 가벼워지고, 조금씩 본래의 자화상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시민과 함께하는 북콘써트 초대합니다. 힐링가수 '나경아' 동천 테라스카페 라이브 공연 11월 24일 (월) ...
2025-11-21
동광양농협(조합장 이돈성) 하나로마트가 고령·농촌지역의 ‘식품 사막화’ 해소와 조합원 복지 강화를 위해 매주...
2025-11-20
완도해양경찰서장(서장 김길규)은 최근 제주도 및 포항 등 국내 해안가에서 마약류(케타민) 유입 정황이 확인되...
2025-11-20
더불어민주당 한준호최고위원 사진 :박용현작가 20일 오전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DMZ)에서 원인 미상의 폭...
2025-11-20
전라남도의회 한숙경 의원(더불어민주당·순천7)은 11월 20일 전라남도 환경산림국 소관 2025년도 제3회 ...
2025-11-20
그날 밤, 나는 스스로도 믿기 어려운 순간을 지나고 있었다. 술을 잘 못 마시는 사람이지만, 오랜만에 만난 ...
2025-11-20
전라남도교육청이 당초 예산에 반영했다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50% 이상 감액한 사업이...
2025-11-20
한·UAE 확대회담(대통령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수도 아...
2025-11-20
한·UAE 확대회담 및 양해각서 교환식(대통령실)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는 18일(현지시간) 아부다비에...
2025-11-20
광주시 북구청 감사실 조사팀장이 보여준 행태는 단순한 일탈이 아니다. 공영방송 전국노래자랑 무대에서 구청장의...
2025-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