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닫기

종합뉴스 (인물.칼럼.기고)

[데스크 칼럼] 다시, 더 버린다는 일 – 마음의 시대가 우리 앞에 왔다

윤진성 편집국장   |   송고 : 2025-11-20 14:01:45

 

내 방 한구석, 오래된 서랍을 열어본다. 손때 묻은 명함, 언젠가 필요할 것 같아 모아둔 서류철, 나를 증명한다 믿었던 직함과 수식어들. 그 모든 것이 이제는 힘을 잃은 껍데기처럼 바스라진다. 나는 오늘, 다시 버린다. 이미 한 차례 내려놓았던 것들을 또다시 꺼내어, 더 깊이 버린다.

 

버린다는 말은 잃는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흘려보낼수록 또렷해지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나의 속살’, 덜어낼수록 선명해지는 어떤 내면의 얼굴이다. 우리는 오래도록 ‘더 가져야 하는 시대’를 살아왔다.

 

빠르게, 크게, 높게, 멀리. 그러나 그 끝에 남은 것은 과잉된 정보, 넘쳐나는 소음, 그리고 지쳐버린 마음이었다. 이제 시대는 다른 문을 연다. 속도를 앞세우는 기술의 시대를 지나, 마음이 중심이 되는 ‘본질의 시대’로 건너가고 있다. AI가 모든 것을 계산하는 동안, 우리가 다시 붙잡아야 하는 것은 결국 인간만이 가진 미세한 떨림, 느림, 감정, 그리고 고요함이다.

 

나는 오늘, 나의 자화상을 다시 그린다. 그렇다 해서 화려한 색을 더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필요한 선을 지우고, 욕망의 잉크를 털어내며, 가장 단순한 형태만 남겨두려 한다. 외부가 명령하던 가치 대신 내부에서 조용히 자라나는 목소리를 듣는다.

 

그 목소리는 이렇게 말한다. “너는 이미 충분히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버릴 용기’뿐이다.” 버린다는 것은 마음 닦는 일이다. 관계 중에서 오래 굳은 상처를 털어내고, 일과 삶 사이에서 무게를 가르며, 내가 아니라도 되는 것들을 가볍게 내려놓는 일이다.

 

버리는 만큼 마음의 자리는 넓어진다. 그 공간에는 바람이 드나들고, 새로운 생각이 뿌리를 내리고, 내가 잃었던 감각들이 되살아난다. 오늘도 나는 작은 것 하나를 더 내려놓는다. 그리고 깨닫는다. 버리는 것은 사라짐이 아니라 회복이라는 것을. 덜어낼수록, 나는 나에게로 더 가까워진다는 것을. 마음의 시대는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다.

 

그 문을 여는 열쇠는 ‘비움’이다. 그러니 오늘, 우리 함께 한 가지씩만 더 버려보자.다시, 더. 그렇게 우리는 조금씩 가벼워지고, 조금씩 본래의 자화상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Service / Support
TEL : 010-2898-9999
FAX : 061-772-9003
ydbrudduf@hanmail.net
AM 09:00 ~ PM 06:00
광양본사 : (우)57726 전남 광양시 큰골2길 18(신금리) / 군산지사 : 군산시 산단동서로 246 (케이조선앤특수선 (내) / 장흥지사 : 전남 장흥군 회진면 가학회진로 840-1(진목리)) / TEL : 010-2898-9999 / FAX : 061-772-9003 / ydbrudduf@hanmail.net
상호 : 해륙뉴스1 | 사업자번호 : 311-90-81073 | 정기간행물 : 전남 아-00370 | 발행일자 : 2020년 05월 14일
발행인 : 유경열 / 편집인 : 유경열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유경열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유경열 /
주요 임원:(서울.경인.충청.총괄본부장:장승호)(전남.북 총괄본부장:정영식)(총괄편집국장:이영철)(편집국장:윤진성)(안전보안관 본부장: 서정민)(구조대 본부장: 김성필)(본부장:양칠송, 유상길, 김상호) (사진담당: 이상희)
© 해륙뉴스1.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