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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총괄

서해해경청 완도항VTS,출산 앞둔 직원에게 산모용 미역선물 전통

이영철 유경열 정영식   |   송고 : 2020-08-11 11:49:25

“미역 선물로 가족같은 직장 분위기 만들어요!”
- 2015년 시작… 장난감 등 유아용품 대물림· 직접 장봐 함께 점심도-


실질적 인구 감소시대에 접어든 가운 출산을 앞둔 직원에게 미역을 선물하며 출산을 장려하고 가족 같은 직장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해양경찰 공무원들이 있다.
 
전남 완도군 완도항 건너편. 가파른 산길을 한참 올라 산 정상에 위치한 완도해상교통관제센터(완도항VTS)는 서해지방해양경찰청(청장 김도준) 소속으로 해상을 항해하는 선박의 교통정리를 하는 기관이다.
 
완도항VTS는 해상교통 관제와 함께 국내 어선과 여객선은 물론, 우리 해역을 찾은 세계 각국의 상선과 유조선 등에게 완도 해역의 지리 정보와 날씨 소식 등을 전달한다.
 
때문에 이곳 관제센터는 연중무휴, 24시간 운영된다. 20여명의 직원들이 3교대로 근무하기에 전체 직원이 함께 모이기도 힘들다. 하지만 이곳 근무자들은 그 어느 기관보다 직원간의 유대감이 끈끈하다.
 
“센터장님이 갑자기 부르더니 얘 아빠가 되는 것을 축하한다며 커다란 미역 뭉치를 선물해줬어요.”
 
지난 2017년, 완도항VTS에서는 미역을 선물 받은 이용규 주무관(45)은 마흔이 넘은 나이에 첫 아들을 가진 기쁨과 함께 진심이 우러나는 동료의 축하를 받은 그해 여름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주무관은 그때 선물로 받은 산모용 미역을 집사람이 매일같이 3개월을 먹었다며 그 덕분인지 모유도 잘 나와 아들이 분유는 안 먹고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랐다고 미역 선물에 고마움을 표했다.
 
완도항 VTS의 미역선물은 이후 이 기관의 ‘전통’이 됐다. 지난 7일에는 다음주에 3째 아이를 얻게 되는 김태경 관제사(38)가 길이 1미터, 폭 30cm 가량의 산모용 미역 1박스를 선물로 받았다.
 
김희성 완도항 VTS센터장(55)은 김 관제사에게 미역을 전달하며, 기다란 미역 줄기처럼 아이가 장수하고 건강하길 바란다고 덕담을 전했다. 이날 근무자들도 잠시 일손을 멈추고 김 관제사에게 축하의 박수를 건넸다.
 
완도항VTS가 출산을 앞둔 직원이나 배우자에게 전달하고 있는 산모용 미역은 일반 미역과는 다소 달라, 양질의 미역만을 엄선해 미역귀를 단채 자연 건조시켰다는 특징을 지닌다. 그만큼 가격도 비싼 편이며, 끓였을 때 뽀얀 색의 국물이 난다고 한다.
 
이 기관의 미역선물 전통은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센터장이 직원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득남득녀를 축하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이 축하는 전 직원들의 동참으로 이어져 현재는 미역 선물은 물론 앞서 출산한 직원들이 자신의 자녀가 썼던 장난감, 유모차 등을 대물림하고, 배냇저고리 등을 사주기도 한다.
 
“밀레니얼 세대들이 증가해 직장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하는데 우리 기관은 매일 직원들이 장을 봐 함께 점심을 먹는 등 가족 같은 분위기입니다. 사무실 분위기가 좋아 업무의 능률도 오르는 것 같습니다.”
 
김센터장은 사무실 분위기를 개선하고 동료애를 끈끈하게 만들어주는 ‘미역선물’을 직원 모두와 함께 완도항VTS의 전통으로 계승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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