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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올해도 할랑가모르것네…편집인의 마음으로 바라본 언론의 무게

윤진성 편집국장   |   송고 : 2025-12-07 12:26:51
조용한 편집실에서 생각에 잠긴 한 사람(사진=챗GPT)

 

종종 생각한다. 어쩌다 편집인의 길에 들어섰을까. 매일같이 쏟아지는 기사들 속에서 숨을 고르며 문장 하나, 제목 한 줄을 붙들고 씨름하는 일. 처음에는 이 일이 그저 생업이었고, 어느 순간부터는 습관이 되었으며, 지금은 묘하게 책임처럼 내 곁에 붙어 있다. 수많은 기사들 중에는 세상의 움직임을 정확히 짚는 글도 있지만, 때로는 의미 없는 낙서처럼 스쳐 지나가는 문장도 있다. 자기 PR에 가까운 홍보성 글, 누군가의 감정을 자극하는 자극적 문장들. 그 앞에서 나는 참 많은 생각을 한다. “이 글이 세상에 나가도 좋을까?”, “이 문장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진 않을까?”, “이 제목이 독자를, 아니 사람을 지켜줄 수 있을까?”

 

편집인의 마음은 늘 그 사이 어딘가에서 흔들린다. 며칠 전, 오랜만에 TV를 켜 ‘싱어게인4’이라는 경연 프로그램을 보았다. 익명의 무대 위에서 자기 목소리 하나로 다시 도전하는 사람들. 그들이 노래를 시작하는 순간, 관객도, 심사위원도, 그리고 나도 조용히 숨을 멈췄다. 그들의 목소리는 화려하지 않아도, 완벽하지 않아도, 진짜였다. 그 진정성이 내 마음을 묘하게 일렁이게 했다. "편집인도 저런 무대에서 노래하는 사람들과 다르지 않겠구나.” 수많은 언론사라는 거대한 무대 위에서 독자에게 들려줄 ‘문장의 목소리’를 선택하는 사람. 어떤 문장은 힘을 싣고, 어떤 문장은 내려놓고, 어떤 문장은 다듬고, 어떤 문장은 버려야 한다.

싱어게인4에서 느낀 진정성의 은유 이미지(사진=챗GPT)

결국 편집인 역시 매일 무대에 오르는 사람처럼, “내가 어떤 목소리를 세상에 내보낼 것인가” 스스로에게 묻는 직업이다. 나는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편집인의 마음은 세상을 더 빠르게 말하는 마음이 아니라, 세상을 조금 더 정확하게, 따뜻하게, 사람답게 들여다보려는 마음이라는 것. 누군가는 언론을 거대한 권력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편집인의 손에 놓인 것은 권력보다 무게라고 생각한다. 한 문장으로 누군가의 하루가 기울 수도 있고, 누군가의 마음이 회복될 수도 있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조심하고, 때로는 망설이고, 하지만 끝내는 사람을 향한 문장을 택하려고 한다. 편집인이란 결국, 빠른 소식보다 바른 결, 요란한 주장보다 조용한 진심,무게 있는 사실과 함께 사람의 숨결을 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오늘도 나는, 수많은 기사들 속에서 한 걸음 물러서 바라본다. 그 안에 담긴 작은 떨림, 기자의 마음,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독자가 받아들일 그 순간까지. 그 마음을 다 읽고 난 뒤에야 비로소 한 줄을 결정할 수 있다. 이것이 내가 지키고 싶은 편집인의 마음이다. 세상은 점점 더 빠르고 시끄러워지지만, 나는 그 한가운데서 조용히 이렇게 말하고 싶다. “문장은 결국 사람을 향해야 한다.” 그 믿음이 흔들리지 않는 한, 나는 내일도 다시 편집인의 마음으로 책상을 마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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