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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그래도 크리스마스엔, 믿어도 괜찮지 않을까?

윤진성 편집국장   |   송고 : 2025-12-23 16:17:54
올해도 산타가 올랑가 모르겄네~메리크리스마스(이미지=챗GPT)

 

 

 

우리에겐 크리스마스가 대단한 신앙의 날로 남아 있진 않았다. 그보다는 아무것도 모르던 철부지 시절, 산타 선물 하나에 마음을 들켰던 날로 기억된다. 그날만큼은 괜히 착한 아이가 되려고 애썼고, 잠들기 전까지 문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지금 생각하면 참 유치한데, 그 유치함이 그립다. 세월이 흐르면서 크리스마스는 점점 다른 얼굴을 갖게 됐다. 사랑은 문구가 되었고, 평화는 이벤트가 되었으며, 기다림은 배송 알림으로 대체됐다. 그래도 예전엔 그 안에 작은 온기가 남아 있었다. 적어도 아이들만큼은 산타를 믿었고, 어른들은 그 믿음을 모른 척 지켜줬다. 하지만 AI 시대를 사는 지금의 아이들은 조금 다르다. 산타보다 검색이 빠르고, 상상보다 알고리즘이 먼저 말을 건다. “이건 다 가짜야”라는 문장을 너무 이르게 배운다. 세상은 친절하게 설명해주지만, 그 친절함 속에는 믿을 틈이 없다.

 

그렇다고 아이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어른들 역시 어느 순간부터는 아무것도 쉽게 믿지 않는다. 손해 보는 친절은 피하고, 이유 없는 호의는 경계한다. 마음은 늘 계산대 위에 올라가 있고, 감정조차 효율을 따진다. 그러다 연말이 되면 괜히 허전하다고 말한다. 어쩌면 그 허전함의 정체는 단순하다. 마음을 놓아둘 여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는 꼭 성대할 필요가 없다. 비싸지 않아도 되고, 특별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1년에 하루쯤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마음”을 허락해주면 좋겠다. 아이에게는 산타를 믿어볼 권리를, 어른에게는 잠시 순진해져도 괜찮다는 면허를 주는 날 말이다. 산타가 진짜냐 아니냐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누군가를 위해 몰래 준비하고, 들키지 않게 웃고, 이유 없이 따뜻해지는 그 마음이 아직 남아 있느냐다. 그 마음이 있다면, 크리스마스는 여전히 의미가 있다.

 

연말이 되면 세상은 유난히 바쁘고 시끄럽다. 결산을 하고, 평가를 받고, 내년을 준비하느라 마음 둘 곳이 없다. 그럴수록 더더욱 이런 날이 필요하지 않을까.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하루, 마음을 비워두는 연습을 하는 날. 그래서 나는 올해도 조용히 생각해본다. 산타가 정말 있느냐 없느냐보다, 내 마음에 문을 열어둘 여유는 남아 있는지를 말이다. 올해도 산타가 올랑가 모르것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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